[불신의 지옥] 힘없이 추락했다 불신자들의 최후

 

이영주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작품은 모두 3편으로 각각 장르가 완전히 다르다. 이미 2000년대 초반부터 시나리오는 입소문을 탔지만 제작문제로 뒤늦게 공개된 건축학개론, 얼마 전 공개돼 호불호가 갈리는 서복. 그의 첫 데뷔작인 불신의 지옥은 공포다.

겁에 질려 움찔했던 사람이 3년 후 멜랑비요 첫사랑 이야기를 다루다니, 누가 봐도 고개를 갸우뚱하는 행동이었지만 어쨌든 <건축학개론>은 대박이 났고 <불신지옥>도 역주행할 줄 알았는데 의외로 이 작품을 본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나는 공포 장르에 너무 둔감해져서 무섭지는 않았다. 그래도 공포광 사이에서 수작으로 불리는 영화 <불신의 지옥>은 어땠을까.STORY 아르바이트 병행 등 서울에서 바쁜 생활을 하는 희진은 엄마의 전화를 받는다. 동생의 소진이 사라졌다는 것인데 경찰은 단순한 가출로 판단하고 쉽게 조사에 나서지 않아 희진이 답답한 상황이다. 독실한 기독교인인 어머니는 경찰 수사에 관심이 없을 뿐 아니라 교회에만 계속 나와 기도를 드려야 소진이 돌아올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상한 느낌이 들기 시작하는 '희진' 주변을 잠시 마주쳤던 이웃들이 하나 둘 죽었고, 그 중에는 '소진'을 보았다는 사람도 있었다. 잇따른 사건에 경찰의 태환도 적극 개입하지만 말도 안 되는 초자연적 현상을 단정지을 수 없어 주민들이 소진을 상대로 어떤 악행을 저질렀는지 드러난다.


호러를 가장한 수사물 해리 우드나 다른 한국 공포영화처럼 주인공이 한 곳에 갇힌 채 계속 깜짝 놀라는 연출이 나오는 영화는 아니다. 오히려 영화는 잔잔하고 느리게 진행된다. 아마도 무섭다고 평가받는 이유 중 하나는 아파트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우리가 조금만 눈을 돌리면 스쳐지나갈 듯한 누군가의 시선, 옆집의 소리, 지하실과 옥상의 비밀을 속속들이 그려냈다는 점.
그리고 배우 심은경의 귀신에 홀린 연기는 그의 필모 중에서도 손꼽히는 명연기일 것이다. 대사와 출연 분량이 많지는 않지만 영화에서 가장 인상에 남는 캐릭터로 그도 2년 뒤 출연할 써니와는 전혀 다른 이미지로 뛰어난 연기력을 증명할 수 있다.

영화 <불신 지옥>은 공포물이라기보다 수사에 가깝다. 희진이 싸워야 할 특정한 대상은 없고 동생이 왜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어디로 갔을까라는 조각을 하나씩 모아가며 진실을 파헤치는 전개이기 때문이다. 공포 장르는 단지 이야기 분위기에 관여할 뿐 본격적인 공포 장르라고 하기 때문에 나는 부정적이다.
그러나 진실을 파헤치는 과정이 꽤 답답하다. 희진이에게 아무런 초능력 없이 일시적으로 태어난 힘을 통해 접한 사실을 확인함으로써 경찰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그리고 관계자로부터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를 따지고, 다음 사건으로 이어지는 과정은 스스로 위기에 직면해 해결해 나간다기보다, 단지 누군가의 「카다 통신」에 접하는 느낌이라고 루즈했다.

중반에 이르면 엄마방의 비밀과 함께 결말을 예측할 수 있다. 짐작하면서도 그 후 희진이에게 어떤 독보적 능력이 부여돼 일을 크게 벌리기보다는 조용히 진실을 마주하는 수사물적 요소는 나에게는 공포감을 반감시키고 굳이 그 짧은 진실 때문에 오랜 시간을 빙빙 돌아야 했던가 하는 의문이 든다.믿음을 갖지 못하는 현실 자체가 지옥이다. 누군가에겐 상당히 거부감이 드는 단어일 것이다. 개봉 당시 일부 기독교 쪽에서는 종교 비하 아니냐는 반론도 있었다지만 이쪽 분야는 내가 전혀 모르니 넘어가기로 하고. 작품 속 모든 사람들은 위기와 혼란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 그것을 절대적으로 구원받으려 한다. 너무나 맹신적인 사고로 인해 비극적인 사건이 일어나고, 그 후의 그들은 더욱 지옥 같은 나날을 보내게 되어 각자만의 최후를 맞는다.

그들의 공통점은 서로를 믿지 못했다. 같은 아파트 이웃이면서도 평소 교감을 나누기는커녕 공동목표를 갖고 사건에 개입하면서도 진행과정과 결과에 대해서도 믿지 않는다. 내가 안전한가, 구원을 받는가에만 관심이 있다.이렇게 인간 간의 직접적인 교류가 아닌 절대신을 통해서만 세상을 품고 살아가려는 마음. 이런 불신감이 가득한 아파트, 그 차제가 지옥이고 그로 인해 왜곡된 종교관까지 생겨나는 것이다. 교회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딸이 성령을 받았어요. 구세주께 성서를 그렇게 멋대로 해석하시면 안돼요.
영화 <곡성>의 명대사 <뭐가 소중해>와 같다. 정작 현실에서 봐야 할 것, 잡아야 할 것이 무엇인지 모른 채 자신의 해석대로 세상을 바라보는 위험. 이것이 사건 발생 후 엄마의 잘못된 반향을 불러일으켰고, 결국 영화는 가족 간의 현실적인 대책이 논의됐다면 해결됐을 것이라는 결론으로 끝난다.

배우 '심은경'의 초기 명연기를 보고 싶다면 추천. 그리고 남상미는 거창하지 않고 온화함을 유지했기 때문에 동생을 찾아 어머니와의 갈등에 시달리는 언니 역을 잘 소화해냈다. 배우들의 연기는 좋았지만 두려움을 잔잔하게 정답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푸는 게 나와는 맞지 않았다.

점점 나아질거라고 믿었던 결말은 힘없이 추락(★★)
아지라고 믿었던 결말은 힘없이 추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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